중국 위안(元)화와 홍콩달러화. 지난해7월 홍콩반환이후‘한지붕 두 가족’이 된 두 화폐의 ‘형제간 우의’는 최근 아시아 외환위기의 와중에서도 남다르다. ‘형’인 위안화와 ‘아우’인 홍콩달러화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홍콩은 지난해 말 아시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외국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려 하자 이자율을 올려 홍콩달러화의 가치를 방어했다. 1천3백억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 중국이 홍콩달러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보인 점도 크게 도움이 됐다. 심지어는 중국이 홍콩달러를 매입해 위기를 넘기게 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사실 동남아 각국의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위안화가 고평가돼 수출경쟁력이 30%이상 떨어져 있는 중국으로서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절실한 형편이다. 그러나 중국이 혼자 살기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중국 광둥성 등에 제조업체를 대부분 이전했던 홍콩기업들의 실물자산가치는 곤두박질칠 게 뻔하다. 이렇게 되면 홍콩경제가 흔들리고 결국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성 도미노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한홍석(韓洪錫)연구원은 “홍콩경제가 불안해지면 제일 먼저 홍콩달러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동남아 화교자본들이 홍콩을 빠져나가고 이에 따라 홍콩위기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구자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