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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완전판」 새맛 느낀다…감독의도 맞게 편집

입력 | 1998-01-20 20:12:00


마약조직에 가족을 빼앗긴 소녀 마틸드의 복수심, 그녀에게 애틋한 동정심을 갖는 중년 살인청부업자 레옹, 그의 고독을 향한 소녀의 호기심. 95년 프랑스 뤽 베송감독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레옹―보급판’의 인물관계다. 그러나 국내개봉을 앞둔 ‘레옹―완전판’에서는 연민과 호기심을 넘어선 둘 사이의 사랑을 보여준다. 보급판에서 잘려나간 24분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완전판은 감독이 자기의도를 그대로 드러내고자 편집한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 추가된 장면 속의 레옹은 열두살 소녀 마틸드에게 자기 첫 사랑의 상처와 킬러가 된 사연을 쓸쓸하게 고백한다. 마틸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동업자가 될 순 없겠느냐”고 간청한다. 레옹과 마틸드는 한 아파트에서 지내며 사랑을 키우고,마침내 망나니 같은 인간들을 함께 ‘처리’해나가며 깊어가는 정을 느낀다. 완전판은 결말에서 닥칠 두 사람 사이의 사별(死別)을 훨씬 드라마틱하게 만들 러브스토리를 복원한 것이다. 완전판은 프랑스 일본에서 이미 개봉, 보급판을 넘어서는 관객을 끌어들였다. 이는 장 르노가 연기한 ‘레옹’의 신비스런 캐릭터에 크게 힘입었다. 짧은 바지에 낡은 외투, 적의(敵意)가 함축된 동그란 선글라스, 현실적 타산에 둔하며 화초에 물을 주는 섬세한 고독, 과묵하면서도 기계적인 민첩함 등이 그것이다. 완전판에선 이 캐릭터가 더욱 극적으로 살아난다. 중년을 사랑하는 소녀 역할을 능란하게 연기했던 나탈리 포트만(촬영 당시 12세)은 그간 무럭무럭 자라 ‘히트’ ‘화성침공’ 등에 출연했으며 99년의 ‘스타워즈’에 성숙한 공주역으로 나올 예정이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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