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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자]새해 각 부문별 남북관계 전망

입력 | 1997-12-31 18:33:00


반세기가 넘게 겨레가 갈라서 있는 한반도 위로 다시 새해 새아침의 해가 떠올랐다. 온 겨레의 염원과 희망을 담은 저 눈부신 햇살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올해엔 녹일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국민의 선택에 따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새 국정책임자로 임기를 시작한다. 북쪽에는 김정일(金正日)이 통치권력을 상속받아 노동당총비서로 공식 취임했다. 올해 남북관계는 한반도에 새 시대를 열어 놓을 신기원을 이룩할지 어느때 보다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몇년간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나 화해협력의 새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기예보로 치면 ‘차차 갬’에 해당할 올해 남북관계의 분야별 기상도를 점검해 본다. ▼경제협력〓맑음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 맞춰 남북경협은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김당선자는 “경협을 정치와 분리해 민간 주도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김영삼(金泳三)정부의 규제속에서도 지난해 남북교역액은 사상 처음으로 3억달러를 넘었고 대북투자를 진행중인 기업은 6개, 북한과 투자방안을 협의중인 기업은 27개로 늘어났다. 김당선자측의 한 핵심인사는 “경협은 북한이 절실히 원하기도 하지만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상당한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수로사업〓맑음 대북 경수로사업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라는 국제 컨소시엄을 통해 추진되므로 별다른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현재 총공사비 51억7천8백50만달러의 분담비율을 놓고 한 미 일 3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나 사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4자회담〓차차 흐려짐 남북한과 미국 중국은 지난해 12월9일 제네바에서 4자회담 1차 본회담을 가진데 이어 오는 3월16일 같은 곳에서 2차 본회담을 열 예정이다. 김당선자도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어 4자회담은 일단 본궤도에서 굴러가게 됐다. 그러나 한반도의 장래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른 4개국은 현 정전체제를 대체할 새 평화체제를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간 대화〓차차 갬 북한은 김일성(金日成)조문문제로 김영삼정부와 감정적으로 대립, 일체의 당국간 대화를 거부해 왔다. 이로 인해 남북은 대규모 식량지원과 경협증가 등 실질적인 진전에도 불구하고 외형상 관계가 냉랭했다. 김당선자는 “북한을 흡수통일할 의사가 없다”고 선언하는 등 북한에 대한 자극을 삼가며 4자회담과는 별도로 남북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대북지원〓흐림 민간의 대북지원은 경제난 때문에 적잖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당장 우리 경제가 감내하기 힘든 몸살을 앓아야 할 형편에 북한을 돕기가 아무래도 쉽지 않은 탓이다. 대한적십자사는 환율상승으로 중국에서 구입하는 옥수수의 구매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자 달러로 구입하는 식량 대신에 국내조달이 가능한 의류 의약품 등의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이산가족 문제〓차차 갬 김당선자는 집권 1년내에 이산가족 재회와 서신왕래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했었다.그는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이산가족 상봉사업은 북한이 수용하기 힘든 고향방문 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판문점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은 파급효과가 큰 데다 남북 양측이 인도주의 명분을 살려 추진할 수 있는 분야여서 남북대화가 재개될 경우 역점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군사긴장 완화〓오락가락 군사관계는 북한이 무력통일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안심할 수 없는 분야다. 북한이 그동안 정전협정의 일방적 파기를 선언하고 강릉 잠수함침투사건을 일으키는 등 끊임없이 군사긴장을 고조시켜 온 사실은 우리가 경계를 늦출 수 없게 한다. 〈한기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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