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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레이더]클린턴대통령 「그림자」수행 스테펀 구딘

입력 | 1997-12-30 19:54:00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애완견을 구한 이유는 스테펀 구딘이라는 사람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서른살짜리 총각인 구딘의 공식직함은 「대통령의 측근」. 한국 개념으로 표현하면 대통령 수행비서다. 항상 대통령 뒤에 붙어다닌 덕분에 「엉덩이 소년(Butt Boy)」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를 세계에서 가장 힘센 사람에 대한 「조기경보장치」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대통령에게 할 얘기가 있을 때는 먼저 그에게 대통령 기분이 어떤지 묻는 게 순서라는 뜻이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29일 이례적으로 하급관리인 구딘에 대한 특집기사를 실었다. 이번 달을 끝으로 「측근」을 그만두고 특별보좌관으로 승진하는 구딘이 최근 3년동안 대통령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필해왔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스펀지」라는 별명도 있다. 듣고 보기만 할 뿐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는 법이 없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잠자는 시간만 빼고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 자연스럽게 중요한 기밀을 알 때가 적지 않지만 한번도 누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아는 가장 은밀한 기밀은 「진짜 클린턴」. 언론을 통해 비쳐지는 클린턴이 아니라 실제 살아가는 클린턴이 어떤 사람인지 구딘은 정확하게 알고 있다. 클린턴도 일이 뜻대로 안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나 구딘은 그것 또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그의 주요임무는 한사람이라도 더 악수하기 위해 지체하다 다른 공식일정에 늦기 일쑤인 클린턴 대통령의 옆구리를 찌르는 일. 클린턴은 이같이 「무례한」 구딘의 재촉을 전혀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텍사스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구딘은 의사당에 인턴 직원으로 들어갔다가 민주당 전국위원장의 비서로 채용돼 백악관에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정치인이 될 꿈은 없다고 한다. 3년동안 정치인들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시간에 쫓기는 직업인인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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