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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파산」위기…수입기자재 환차손 눈덩이

입력 | 1997-12-26 19:38:00


「장기발전전략에서 생존전략으로, 이제는 사활전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혹한이 대학가에도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은 캠퍼스 이전 문제로 사채업자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끌어쓰다 실패, 교수들에게 두달째 봉급을 주지 못했다. 병원 우유 사료업 유통업 빌딩임대업 등 재단의 수익사업체 경영이 어려워져 학교 운영이 심각한 위기를 맞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교육부가 실시하는 대학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무리한 건물 신축과 교육기자재 수입, 교수인력 채용 등을 해온 사립대학들은 경영에 큰 압박을 받고있다. 대학마다 세계은행(IBRD) 등에서 빌린 50만∼1백만달러의 차관상환 압박과 환차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사립대를 제외하고 예산의 80∼90%를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내년에 군입대 등으로 휴학생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 태산이다. 대학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대학병원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환율폭등으로 해외에서 수입한 의료장비 리스비용으로 3백억원대의 환차손을 보았다. 목동병원과 동대문병원의 신축공사를 벌인 이화여대병원도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2000년 장기발전계획」을 대폭 수정하고 교직원감축 임금동결 등 자구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모대학은 교수와 교직원의 월급을 20% 깎아 신규교수 채용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연세대 한준상(韓駿相)교수는 『이대로 가다간 1,2년내에 지방 사립대학은 물론 서울의 사립대학도 파산하게 될 것』이라며 『대학의 경영혁신과 대학파산보험 등 정부의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승훈·부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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