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유가 다음달부터 적용될 휘발유 소비자가격을 현행 ℓ당 8백41원에서 82원 오른 9백23원에 판매하기로 결정, 27일 통상산업부에 신고했다. SK LG칼텍스정유 등 다른 정유4사도 조만간 다음달 유가수준을 비슷하게 책정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휘발유값 9백원대」에 접어들었다. 또 환율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내년 1월에는 유가가 더 올라 휘발유값은 ℓ당 1천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통산부는 이날 결산을 앞둔 정유업계의 어려움을 감안, 환율급등에 따른 유가인상을 규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임육기(林陸基)통산부 석유심의관은 『올해 환차손만 9천억원에 달하는 정유업계가 정부의 유가인상 자제 요청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유가완충준비금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은 이날 등유가격은 현재 ℓ당 3백75원에서 4백58원으로, 경유가격은 현행 3백74원에서 4백57원으로 각각 83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쌍용은 주유소들의 사재기로 유류수급에 큰 혼란이 일 것을 우려, 신고시기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들도 등유와 경유가격을 이 수준으로 책정, 다음달 등유 및 경유 가격은 ℓ당 4백58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산부는 유가인상을 앞둔 일부 정유사 대리점과 주유소의 사재기와 관련, 정유업계에 물량을 충분히 공급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을 당부하고 공급기피와 사재기가 있을 경우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박래정·백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