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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을 뒤로 돌려 쓴 일본순사모자에 한쪽에만 끼운 귀고리, 흰 피부에 초롱초롱한 눈망울. 정용진씨(20·서울예전 무용과2년)는 얼른보면 신세대 가수같다. 그러나 그는 스승이자 아버지인 정재만벽사춤아카데미대표(49·숙명여대 무용과 교수)로부터 지난해 「내림춤판」을 받은 한국무용계의 기대주. 최근 열린 한국무용협회 주최 신인무용콩쿠르 한국무용 창작부문에서 특상을 수상해 실력을 입증해 보였다. 『한국무용가로서 제가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을 전통 춤사위로 표현했어요. 처음에는 서양 가면을 쓰고 현대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사물놀이 장단으로 바뀌면서 가면을 벗고 한국적인 춤으로 돌아옵니다』 17일 저녁 서울 문예회관에서 열린 신인콩쿠르 수상자 발표회에서 그는 자신이 안무한 「길」을 신인답지 않게 능숙한 솜씨로 추어 갈채를 받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의 춤이력은 만만치 않다. 아버지의 프랑스공연에 따라갔다가 외국인들이 환호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아 중학교 1학년때 한국무용에 입문했다. 어머니는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출신. 『10년 뒤에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무용가가 될 거예요』 그를 친손자처럼 귀여워해줬던 2대 벽사 「한영숙 춤할머니」, 벽사춤의 시조인 한성준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벽사춤 계보의 4대 춤꾼답게 그의 포부는 야무졌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