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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안에 치솟는 금리]기업들 사업자금 『비상』

입력 | 1997-11-17 20:34:00


환율이 다시 불안해진 가운데 금리까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기업들의 사업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시중 자금사정이 극도로 경색돼있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금리 조건 기한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자금을 끌어모으는 「3불문」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그룹들은 내년 투자계획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시급한 투자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고금리를 무릅쓰고 사모회사채를 발행하거나 당좌차월까지 끌어다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금융권에서 신용등급 「특A」대우를 받던 현대 삼성 LG그룹 등도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등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들까지 단기자금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내년도 사업계획에서 각 계열사별로 각각 올해 번 만큼만 투자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금리이상의 마진을 남기기가 어렵다』면서 『앞으로 수조원이 들어가는 자동차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금리이상의 투자이익이 나는 사업에만 차입을 통해 투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9조∼10조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당분간 금융비용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투자 우선순위를 매겨 시급한 사업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 일부계열사는 단기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협력사 어음결제시한을 늦추고 외상거래 비중을 늘리는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했다. 내년도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 LG그룹도 지난주말 계열사별 사업계획을 최종확정했으나 최근 금리가 급등하자 이달말까지 조달가능한 자금규모를 파악해 사업계획을 재검토하라고 계열사에 지시했다. LG관계자는 『당분간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금융권 대출보다는 회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 현대 LG그룹 등은 지난주 1천억원 규모 이상의 CP를 발행했으며 종금사로부터 대출이 어려운 일부 기업들은 금리가 17∼18%에 이르는 당좌차월까지 끌어다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이·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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