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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붕괴 원인-전망]환차손우려 외국투자자 『썰물』

입력 | 1997-10-28 19:47:00


사상 최악의 증시 폭락 국면이 전개되면서 국내 증시 붕괴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아사태의 장기화와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로 비롯된 주가하락세는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공황상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28일 증시에선 개장초부터 뉴욕 홍콩 등 전세계 각국의 주가폭락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투자자들의 하한가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주가폭락에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급등(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외국인들은 지난 8월이후 약 1조원의 주식을 처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유럽계 투자자들에게만 국한됐던 매도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미국계 투자자들에게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장기투자를 감안할 때 한번 시작된 매도세는 쉽게 수그러들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외증시 폭락 충격〓미국 뉴욕증시가 7.2%가량 폭락하면서 10여년만에 블랙먼데이가 재현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아시아 증시가 연쇄폭락이라는 패닉상황에 빠지면서 현지에 거점을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주가가 뉴욕에서 큰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 어쨌든 아시아 미국 등 전세계 증시가 동반폭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외국인들의 줄기찬 매도 공세로 「바닥없는 추락」대열에 편승했다. ▼불안정한 증시주변〓기업 연쇄부도와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이전투구도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요 요인. 기아그룹의 법정관리 방침으로 최대 장애요인이 희석됐지만 연이은 악재로 『아예 주식투자를 포기하겠다』고 토로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사방에 깔려 있다. 주식투자를 위한 예비자금인 고객예탁금은 2조6천억원대를 맴돌고 있으나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의 규모인 신용융자잔고는 아직도 3조1천억원을 웃돌고 있다. 증권사 각 지점에는 하한가에라도 무조건 팔아달라는 투자자들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지만 매수세가 없기 때문에 보유종목의 주가가 급락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관적인 전망〓대부분 증시전문가들은 비관적이다. 증권당국이 「증시공황」을 방관하지만은 않겠지만 그렇다고 현 상태에서 내놓을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주가바닥은 아예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 최근 증시폭락 사태는 환율안정과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꺾이지 않고서는 진정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남투신증권 이계원(李啓元)투자분석부장은 『한은특융, 증권시장안정기금의 부활, 연기금을 통한 주식매입 등 여러가지 추가 증시부양책을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것도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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