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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부부론]무협소설작가 부부 장재훈·우지연씨

입력 | 1997-10-28 08:16:00


『그의 눈빛이 막 뽑은 한자루 마검(魔劍)처럼 번뜩였어요』 『일면식(一面識)만으로 화용월태(花容月態)에 반했습니다』 국내 첫 여류무협소설작가인 우지연씨(28)와 중견무협소설작가인 장재훈씨(32) 부부. 2년전의 첫인상을 무협지적 표현을 동원해 회고했다. 우씨는 9월말 「대사형」(시공사 간)을 발표, 무협소설계에 정식 자리매김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연극연출을 해오던 그는 PC통신망 하이텔 「무림동호회」의 무협소설 콘테스트에서 94,95년 잇달아 대상과 금상을 차지하며 「강호(江湖)」에 등장했다. 필명은 「진산(眞山)」. 이때만 해도 「진산」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남성독자가 대부분인 무협소설의 특성상 여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유리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대사형을 출간할 때에는 고정독자도 생긴 뒤라 여성임을 밝혔습니다』 지난 3월 결혼한 남편 장씨와의 만남도 「무림(武林)」에서 이뤄졌다.이미 중견작가였던 장씨가 95년 「무림동호회」 콘테스트에 심사위원으로 나왔던 것. 그 뒤 1년반 동안 선후배로 창작활동을 하다 연인으로 발전했다. 웅혼한 대륙풍의 무협을 선호하는 장씨와 사랑이야기가 듬뿍 담긴 「무협 판타지」를 좋아하는 우씨는 서로의 작품세계에 대해 일체의 평가를 피한다. 『취향이 다른만큼 독자도 달라요. 소재나 무협지식에 대해 조언하는 정도입니다. 차이를 인정하면 한결 편해져요』라는 우씨의 설명. 결혼과 함께 서울 송파구 신천역 부근에 연립주택을 얻어 공동작업실 겸 신방으로 꾸몄다. 『24시간 같이 지내도 싸움은 거의 없어요. 말다툼이 벌어지면 고수들의 싸움답게 「일초식(一招式)」에 끝내버립니다』 장씨의 금실자랑이다. 두 사람은 1년에 4∼6권씩 발표할 계획이다. 더 쓸 수도 있지만 젊을 때 충분히 시간을 갖고 관심가는 일을 좇고 싶어 「생활이 가능할 만큼만」 집필하겠다는 것. PC통신과 컬트영화 감상이 두 사람을 잇는 취미생활. 『교외에 「그림같은」 작업실을 짓고 무협소설계의 「부부지존(夫婦至尊)」으로 등극하는 게 욕심이죠』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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