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 추앙을 받아오던 거대 권력집단의 숨은 비리가 파헤쳐지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언제나 통쾌하다. 그리고 곧 느껴지는 「역시 이 세상에서 썩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하는 씁쓸함이란. 피터 왓슨의 「소더비」는 심심찮게 일간지 해외토픽란을 장식해온 미국의 경매회사 「소더비」의 추악한 행태를 폭로하고 있다. 2백50여년의 역사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해온 소더비사의 비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탈리아 영국 인도 스위스 등지에서 반출이 금지된 문화제를 밀수하고 도굴을 조장하며 경매가격을 교묘히 조작한다. 비밀카메라 등을 동원, 5년간에 걸친 기자의 추적을 담은 이 책이 올해초 영국에서 출간되자 소더비 고위간부들이 기소되고 소더비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값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