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무사통과, 지면 철저검색」. 우즈베크와의 원정경기에서 대승해 월드컵축구 본선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한국대표팀이 20일 오전 김포공항으로 개선할 때 세관은 이들이 검색대를 무사통과토록 하는 등 「융숭한 대접」을 했다. 지난달 한일전에서 이기고 돌아왔을 때도 그랬었다. 지난해 축구대표팀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을 때 선수들의 휴대품을 철저히 검색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기고 돌아온 선수단에 세관측이 「외교관과 다름없는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은 국위를 선양한 선수단에 대해 격려하는 뜻을 담은 것으로 공항주변에선 평가. 「골잡이」 최용수가 세관검사대에 도착하자 한 직원은 세관신고서를 보는 대신 『수고했어요』라며 환영객이 모여 있는 입국장으로 직접 안내까지 했다. 세관신고서를 미처 쓰지않은 고정운에게는 『나중에 작성해도 된다』며 빨리 입국장으로 나가도록 배려했다. 사인을 해달라고 찾아든 세관 여직원들과 길게 늘어선 취재진만이 축구대표팀의 입국 절차를 다소 지체시킨 요인이었다. 세관직원들이 축구대표팀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또 다른 이유는 선수들에 대한 신뢰감때문. 이기고 돌아온 선수들은 자기관리도 잘해 현지에서 사치스런 쇼핑을 자제했을 것으로 믿는다는 것. 일부 세관직원은 선수들이 입국절차를 마치고 전용버스를 탈 때까지 짐운반을 도와주기도 했다. 한 공항 관계자는 『세관검색대 앞에서는 모든 여행객이 평등해야 하지만 적지에서 월드컵 4회 연속 진출의 대망을 성취하고 개선한 대표팀에 「규정대로」만을 요구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위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