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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기업/한맥섬유]사장 책상위엔 「노트북PC뿐」

입력 | 1997-10-20 07:47:00


서울 구로동 한맥섬유 최재혁(崔在爀)사장의 책상에는 서류가 없다. 대신 노트북 컴퓨터 한대가 달랑 놓여있을 뿐이다. 최사장은 밤늦도록 노트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쏟는다. 한맥섬유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섬유디자인과 날염(捺染)전용 CAD소프트웨어 및 장비를 개발, 판매하는 정보통신업체다. 제도를 컴퓨터로 대신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출력하는 레이저필름출력기 등을 생산한다. 제도는 날염의 핵심과정으로 디자인이나 색상마다 별도의 원판 필름을 만든다. 때문에 수작업으로 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주문을 제시간에 댈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한맥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제이페인트(J Paint)」는 일주일 걸리던 제도기간을 하루반으로 줄였다. 디자인의 수정이 수작업 때보다 훨씬 간편해져 품질도 크게 높일 수 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최사장은 89년 의류디자인 전문업체인 미국 CDI사와 국내 독점계약을 하면서 디자인과 인연을 맺었다. 95년 한맥섬유를 설립,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개발에 나선 최사장은 전산학과 박사과정 2명이 포진한 개발팀을 진두지휘, 처음의 소프트웨어를 3차례에 걸쳐 향상시켰다. 지난해에는 수입에만 의존하던 레이저필름출력기의 국산화에 성공, 1억5천만∼2억원이던 기계값을 3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 올해에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장영실상과 국산신기술인증마크(KT)를 거푸 받았다. 지난해 한맥은 소프트웨어와 출력기를 1백여 섬유 및 디자인회사에 납품,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달초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섬유기계류전에 나가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한맥은 현재 디자인의 본고장 이탈리아에 현지 법인이 있고 우크라이나에는 프로그래머 3명을 고용, 인터넷을 이용해 디자인과 개발정보를 교환한다. 2,3년 이내에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최사장은 『세계 최고수준의 컴퓨터 디자인 기술을 동남아지역으로 수출하는데 주력하겠다』며 『앞으로 잉크젯 날염기를 개발해 원단의 다품종 소량생산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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