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음란물을 봄으로써 여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갖게 되고 결국 성비행으로까지 발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4일 서울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성문화와 성폭력에 미치는 음란물의 영향」을 주제로 「건전한 청소년문화창출을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상담소가 최근 서울시내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5백23명을 대상으로 음란물의 이용실태와 성의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의 학생(97.7%)이 음란물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음란물을 보고 따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절반(51.3%), 실제 모방행동을 한 경우가 40.0%였다. 이들이 가장 많이 모방한 행동(복수응답)은 자위행위(75.1%), 즉흥적으로 이성친구사귐(34.3%), 유흥업소출입(24.7%), 버스나 지하철에서 여성의 몸을 만지는 행동(20.4%)으로 나타났다. 이들중 성폭행의 원인을 여성의 옷차림이나 행실로 돌리는 경우가 48.9%나 돼 왜곡된 가치관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잡히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다면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을 거칠게 다루거나 강압적으로라도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29.9%)고 응답하고 있어 성추행이나 성폭행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담소의 최영애소장은 『청소년들이 음란물에 접촉했을 경우 여성에 대한 편견적이고 왜곡된 가치를 갖기 쉽다』며 『음란물 접촉이 곧바로 성비행으로 발전되기보다는 음란물을 통해 왜곡된 가치관이 형성되고 결국 성비행으로 귀착된다』고 주장했다.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