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도입은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한국형 전자화폐를 개발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융결제원은 2월 국내 시중은행과 공동으로 한국형 전자화폐인 「금융 IC카드」 표준안 개발을 끝내고 내년 10∼12월중 시범지역을 선정, 전자화폐의 쓰임새를 실험할 계획이다. 한국형 전자화폐는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선불카드 기능을 통합한 이른바 「IC 원(One)카드」형. 전자화폐에 내장된 각종 인적 정보와 화폐가치의 비밀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이 제대로 돼있는지 막바지 검증작업이 한창이다. 한국형 전자화폐는 개인간의 이체를 금지한 폐쇄형. 개인간의 자유로운 이체를 보장한 몬덱스카드(개방형)에 비해서는 사용 범위가 다소 좁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위변조 방지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해 폐쇄형 전자화폐를 선호하고 있다. 한국형 전자화폐와는 별도로 세계 신용카드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마스타카드와 비자카드는 카드업계의 「황금알」인 한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스타카드는 다음달 한국에 몬덱스코리아사를 설립하고 내년 5월중 여의도와 신촌중 한곳에서 몬덱스카드를 시범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 내년 5월 이전에 1천개의 가맹점을 확보, 몬덱스카드의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비자카드는 한국형 전자화폐 개발작업에 기술 자문업체로 참여, 기득권을 확보한다는 포석이다. 이 회사는 『마스타카드의 몬덱스로는 보안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한국형 전자화폐가 추구하는 폐쇄형을 지지하는 입장.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국형 전자화폐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시중은행이 마스타카드의 전자화폐 시범운용에 참여할 지는 불투명하다』고 귀띔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