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8일 공개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라지호텔 「카지노 도박리스트」는 해외원정도박이 이미 국내 부유층에 하나의 「또 다른 문화」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도박리스트에는 모두 39명이 포함됐다. 여기에는 8월 검찰이 구속기소한 오종섭(吳宗燮)대전동양백화점부회장과 정원근(鄭源根)상아제약 회장을 포함, 변호사 연예계인사 지방의회의원 중소기업체사장 폭력조직두목 중산층 주부까지 들어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연예계인사들이 많아 해외여행이 잦게 마련인 연예인들 사이에 카지노 도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음반업계에서 「잘 나가는」 음반사에 속하는 예당음향 변두섭(邊斗燮)대표를 포함해 서울레코드사장 이상석씨, 음반프로듀서인 최경성(崔慶成)씨, 코미디언출신으로 신촌뮤직대표인 장고웅(張高雄)씨가 이번에 적발됐다. 액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가수 김건모가 부른 「스피드」의 작곡가 최준영(崔俊榮)씨도 2만달러를 빌려 도박한 혐의로 적발됐다. 카지노호텔측에서 「도박판촉」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은 대부분 2,3명의 한국인 전담 마케팅책임자를 고용해 『돈은 얼마든지 빌려주겠다』며 한국인 고객에게 도박을 권유하는 식으로 판촉을 해왔다. 한국인이 외상도박을 원하면 호텔측은 현장에서 인적사항과 재산관계를 파악한 뒤 바로 현금 대신 판돈액수를 컴퓨터에 전산입력해주고 칩을 줘서 도박을 하게 했다. 이들 마케팅책임자는 국내에 직접 들어와 수금을 했는데 고액을 빌린 고객에게는 10% 정도를 감액해주기도 했고 빌린 돈을 갚지 않을 경우에는 소송을 무기로 협박까지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서울지검 구본성(具本盛)외사부장은 『외국에서 돈을 빌려 거액의 도박을 상습적으로 한 경우 현지에서는 도박이 합법적이라도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엄격히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