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DJ 비자금說]與,「DJ금고」 95년부터 집중추적

입력 | 1997-10-08 18:48:00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총장은 7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총재의 「비자금 파일」을 폭로하면서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제보」가 조사원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여권의 「DJ돈줄 뒤지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 강총장 스스로도 『김총재의 노태우비자금 「20억원+α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2년간 물증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밝힌 것처럼 여권은 김총재가 95년 지방선거 직후 정계에 복귀한 이래 줄곧 「DJ금고」를 뒤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DJ가 대우그룹을 이용, 40억원의 비자금을 불법으로 실명전환했다는 대목. 강총장은 보도자료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이라고 흥분했지만 여권은 이미 작년 4.11총선 직전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었다. 4.11총선 직전 신한국당이 대패(大敗)해서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도는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문제의 「40억 불법실명전환」을 입증해줄 수 있다는 제일은행 남산지점 계좌번호가 흘러나왔다. 일부 언론은 취재에 들어갔다. 당시 제보원은 청와대였다. 청와대 제보내용은 강총장이 7일 폭로한 것과 거의 같았다. 당시 안기부와 검찰 경찰 등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비공식 조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문제의 40억원이 이번 강총장의 발표에서도 언급됐던 대우그룹 자금부 남상범대리 명의로 중앙투자금융에서 당좌수표로 인출된 뒤 제일은행 남산지점 대우계좌에 예치됐다가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더 이상 조사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조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강총장의 폭로는 그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개인의 금융거래정보」를 담고 있다. 불법적인 수단으로 뒷조사를 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 김총재가 노태우비자금 20억원 외에 6억3천만원을 더 받았다며 강총장이 증거물로 제시한 상업은행 발행 자기앞수표 1억원짜리의 발행일자는 90년12월20일로 돼 있다. 은행은 회수한 자기앞수표를 통상 5년간 마이크로필름으로 보존한다. 그렇다면 강총장은 적어도 95년 12월 경에 문제의 수표를 입수하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강총장은 95년 지방선거 패배 직후 여권이 수세에 몰리자 이원종(李源宗)당시 청와대정무수석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라며 일부 기자들에게 20∼30개의 P의원 비자금 계좌번호를 알려주기도 했고, 『김총재가 5백억원 가량의 비자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강총장의 폭로자료는 신한국당이 자체확인하거나 동화은행 관계자가 제공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의 여러 기관들이 오랜 시간 갖가지 수단을 동원, DJ를 뒷조사한 결과물이라는 의혹이 짙다. 〈김창혁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