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다. 술 때문에 강의에 결석하거나 지각하는 대학생들이 하나 둘이 아니고 음주운전을 하거나 싸움을 벌이는 대학생들도 의외로 많아 심각한 지경이다. 지난 13일 창립된 「한국 바커스(한국 대학생 알코올문제 예방협회)」가 최근 8개 대학 1천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주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술 때문에 결석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각 경험자는 25%, 낮술을 마신 적이 있는 학생도 40%에 이르러 술이 대학생들의 학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음주운전 경험자는 30%, 취중 폭행시비 경험자도 32.8%나 됐다. 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한달에 60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남학생 21%, 여학생 4.3%로 조사됐다. 매주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학생은 절반에 육박하는 48.8%였으며 2차 이상을 가는 경우도 70%에 이르렀다. 통상적으로 한달에 12잔으로 알려진 일반인의 적정음주량과 비교할 때 학생들은 거의 주당수준에 해당한다. 「한국 바커스」는 이처럼 비뚤어진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를 바로 잡고 대학생 스스로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들어가도록 하자는 취지로 창립된 단체.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대학에 「바커스」가 결성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 바커스」는 전국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20여명이 주축이 돼 창립됐지만 세미나 강연회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 뒤 학생들로만 구성된 동아리 차원으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바커스」는 첫번째 활동으로 「대학생활과 음주문제」를 주제로 한 강연회를 29일 경기대를 시작으로 전국 각 대학에서 개최한다. 이 단체의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생산성본부 조성기(趙聖基·43)박사는 『지난 9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대학생은 전체 대학생의 93.2%로 성인 음주비율인 63.1%보다 크게 높았다』며 『대학생 시절의 음주습관이 사회에 나간 뒤에도 그대로 이어지므로 대학시절에 건전한 음주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