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群衆)은 공통된 규범이나 조직성이 없는, 사람들의 일시적 집합이다. 사람들이 공통적인 관심의 대상을 가짐으로써 군중이 이뤄지지만 그 관심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이며 관심의 대상이 사라지면 군중도 소멸하는 것이 보통이다. 군중 속에서는 사람들이 익명성(匿名性)을 갖기 때문에 얼마만큼은 무책임해지고 맹목적인 행동을 하기가 쉽다 ▼군중심리는 이런 군중의 독특한 정신상태 또는 행동양식을 말한다. 군중행동은 군중이 어떤 동일한 사건을 관심의 대상으로 해서 똑같은 감정적 반응을 일으킨 결과 일어난 집합적인 행동을 가리킨다. 군중행동은 관심의 대상이 된 사건이 우발적인 것이며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상실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리고 군중이 위급한 상황에서 위기를 피해 도피하는 것을 공황이라고 한다 ▼군중이 모이는 장소에서 안전과 질서가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군중심리와 군중행동에서 비롯된 공황으로 인적 물적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21일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벌어진 가스누출오인 소동으로 무려 1백60여명의 관람자가 다쳤다. 지난해 2월 폭발오인사고로 70여명이 부상한데 이어 또 비슷한 사고가 같은 곳에서 일어났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위기속에서는 상황구조가 사람들에게 본능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질서의식만을 들먹일 수 없다는 일부 심리학자들의 주장이 있다. 그러나 비슷한 사고가 해마다 되풀이 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경마장측의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 안전관리 책임자를 엄중 문책함은 물론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관람자들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질서있게 행동하는 선진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