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금융/은행 부실화]불건전여신,통계보다 8배 많다

입력 | 1997-09-10 20:05:00


국내 은행들의 부실화 정도는 10일 은행감독원이 밝힌 부실여신규모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은감원이 밝힌 부실여신은 담보 확보를 하지 못해 원금을 완전히 떼이게 된 여신만을 집계한 것이다. 담보는 확보돼있지만 6개월 이상 이자를 받지못한 「고정」여신이나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에 대한 「요주의」여신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불건전 여신은 공식통계보다 8배 정도 많다. 예컨대 6월말 현재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국민 신한 등 8대 시중은행의 △부실여신은 3조8천5백2억원 △불건전 여신은 작년말보다 6조원 가량 증가한 32조5천3백여억원에 이른다. 불건전 여신은 부실여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요즘같은 불경기에 기업자금난이 계속되면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은행의 부실경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부실여신뿐 아니라 고정여신도 공시를 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부실여신만 놓고봐도 하반기(7∼12월)에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은감원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부실여신에는 진로 대농 기아그룹 등 부도유예대상 기업들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이들 기업의 처리방향에 따라 하반기에는 더 큰 부실여신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선 진로그룹은 법원에 화의를 신청함에 따라 은행들이 담보를 확보하지 못한 여신이 당장 부실화하게 된다. 또 미도파를 제외한 대농그룹 계열사에 대한 여신도 담보가 없는 부분은 부실여신으로 분류되게 된다. 기아그룹은 이달말 어떤 처리절차를 밟느냐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최선의 경우를 가정해도 상당수 계열사에 대한 여신이 부실여신에 포함될 전망이다. 진로 대농 기아그룹에 대한 은행권 여신은 모두 9조3천4백억원에 달하며 담보가 확보되지 않은 여신비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광암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