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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기좋은 정책 경쟁

입력 | 1997-09-10 20:05:00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정기국회 개회일인 10일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경쟁을 벌였다. 그간 낯뜨거운 상호비방 등으로 정치무대를 오염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온 원내 제1,2당이 모처럼 진지하게 집권후의 구상을 밝힌 것은 일단 모양이 좋다. 여야는 앞으로도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어 국민에게 책임있는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선의의 경쟁을 벌여나갈 것을 당부한다. 이대표가 과도한 권력집중의 방지 방안을 제시한 것이나 김총재가 정치보복 금지를 법제화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다 나름대로 표를 의식해 내놓은 공약임이 분명하다. 이대표는 흐트러진 당내부를 하루속히 결속해 떨어진 지지율을 높여 보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김총재는 자신을 미심쩍게 여기는 이들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내 지지계층을 다변화한다는 계산을 했음 직하다. 설령 그렇다 해도 유력한 대선후보가 집권후 펼칠 정책의 밑그림을 국민에게 미리 설명하는 것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 문제는 실천이다. 그동안 선거때마다 정당들이 쏟아놓은 공약은 바닷가 모래알처럼 많았지만 그대로 실현된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잖아도 벌써부터 책임총리제란 정치적 수사(修辭)일뿐 대통령중심제 법체계에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없지 않다. 정치보복 금지를 법제화하는 것도 쉽지않고 어디까지를 정치보복으로 보느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이런 의문에 대해서는 앞으로 후보들이 구체적 실천계획을 짜 국민앞에 밝힐 필요가 있다. 선거의 순(順)기능중 하나는 선거라는 주기적 정치행사를 통해 나라운영과 참다운 정치의 모습을 정당과 후보, 국민이 함께 걱정하며 최선의 대안을 도출해내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대표와 김총재의 제안은 평가해줄만한 가치가 있다. 여야 각 후보진영은 이제 흑색선전 같은 부정적 선거운동은 그만 접어두고 차분하게 정책경쟁을 벌여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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