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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만 해도 운동선수들에겐 착용이 금기시됐던 선글라스. 이젠 프로야구나 육상 양궁같은 옥외종목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액세서리가 됐다. 선글라스는 말 그대로 햇빛을 가리기 위한 도구. 그러나 선글라스가 이 선수들에겐 다른 용도로 더 애용된다는 사실을 아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 마라톤의 간판 이봉주는 지난 3월16일 경주에서 열린 97동아국제마라톤에서 「부상 사실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를 썼다. 42.195㎞의 고행길에서 지친 기색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신체부위는 바로 눈이다. 붉게 충혈된 눈, 퀭하니 메말라버린 눈은 상대선수와의 기세싸움에서 곧바로 패배를 뜻한다. 이런 점에서 이봉주의 선글라스는 영화에서나 봄직한 특수 경호원의 그것과 일맥 상통한다. 이순신장군이 마지막 남긴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내가 다쳤다는 것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