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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맥 못추는 주말 드라마

입력 | 1997-08-30 08:22:00

「파랑새는 있다」


《시들어버린 꽃인가. 「드라마의 꽃」으로 불리면서 TV3사의 자존심을 건 시청률 전쟁의 핵심이었던 주말극이 최근 들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 시청률 1,2위는 으레 주말극이 차지했지만 요즘에는 판도가 달라졌다. 지난주 시청률조사기관인 미디어서비스코리아의 조사 결과 종합시청률 10위 안에 주말드라마가 하나도 들지 못했다.》 MBC 「사랑이 뭐길래」가 7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주말드라마 전성기를 구가했던 지난 92년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던 이변이다. 주말극의 전반적 침체가 시작된 것은 지난 7월말 MBC의 「신데렐라」 종영 이후. 94년 KBS 주말드라마 「딸부잣집」의 공세에 꺾인 뒤 3년 연속 KBS에 선두자리를 내줬던 MBC는 「신데렐라」로 정상을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후속작 「예스터데이」가 시청률 15% 안팎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신데렐라」가 되찾았던 선두 자리는 「90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신데렐라」 종영 이후 KBS 「파랑새는 있다」가 시청률 25%를 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1위의 고지를 넘보기에는 턱없이 못미친다. 또 SBS 「이웃집 여자」는 경쟁자가 없는 밤 9시대 드라마라는 이점이 있으면서도 KBS 「전설의 고향」에 덜미가 잡혀 시청률 13∼16%에 그치고 있다. KBS가 10월부터 「전설의 고향」 후속으로 70년대 인기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아씨」를 내보낼 계획이어서 「이웃집 여자」는 또 다른 강적을 만나게 됐다. 각 사의 전략 프로인 주말드라마가 시들해진 이유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우선 「스타급」 배우와 작가 기용의 어려움을 꼽는다. MBC가 「예스터데이」 주연으로 탤런트 심은하와 이정재를 캐스팅하려다 실패한 것이 단적인 예다. KBS 윤흥식부주간은 『방송사가 원하는 배우와 작가를 손쉽게 기용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배우들도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더 이상 드라마를 우선으로 꼽지 않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또 드라마 수가 많아지고 비교적 다양해진 것도 주말극 침체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드라마가 일주일에 30편이 넘을 정도로 늘어나 시청자들의 눈이 분산되면서 월화드라마가 시청률 수위에 오르는 등 변화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여전히 주말극을 「방송 오락의 핵」으로 인식하면서 주말 시청자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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