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쟁」이 또 선포되었다. 정부는 20일 총리주재 관계장관회의 이름으로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범정부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범죄와의 전쟁, 마약과의 전쟁, 학교폭력과의 전쟁 등 이미 전쟁이란 용어는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다. 기왕 선포한 전쟁이라면 반드시 「승리」가 있어야 한다. 우리 쓰레기문제의 핵심은 우선 양이 많다는 것이다. 국민 1인당 하루 쓰레기 방출량은 무려 2.3㎏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의 3배에 가깝다. 지난 95년 쓰레기 총량제를 실시한 이후 한때 약간 주는 듯 하더니 도로 마찬가지다. 분리수거가 가정단위에서는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으나 재활용처리 등이 부진해 최종단계에서 다시 뒤섞여 매립되는 웃지 못할 일마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총량 못지 않게 부끄러운 것이 무단투기다. 피서나 행락철이면 산 계곡 해변 들판 가릴 것없이 곳곳에 마구 버린 쓰레기가 넘친다. 심지어 도시고속도로에 냉장고 가구 폐타이어까지 몰래 내다 버리는 얌체마저 한둘이 아니다. 쓰레기 방출량도 많은데다 질서마저 이 지경이니 정부가 전쟁을 선포할 만도 하다. 정부가 내놓은 「전략」중에 쓰레기 무단투기나 국립공원 등에서의 불법야영 취사행위에 대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관리실적에 따라 지자체 보조금을 차등화하기로 한 것은 새롭다. 국립공원 출입예약제는 산을 쉬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오는 2001년까지 전국 2백32개 시 군 구에 음식쓰레기 처리시설을 지어 비료로 재활용한다면 매립지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된 의지다. 또다시 용어의 인플레로 끝나는 전쟁이 되어서는 안된다. 꾸준한 전략개발과 단속으로 이번엔 확실한 전과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