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북한 노동당비서 黃長燁(황장엽)씨는 13일 대학총장들에게 운동권학생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인 지도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황씨는 이날 오전 강원 용평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 전국대학총장 세미나에서 1시간가량 특강, 전쟁의 위험과 국민의 경각심 부족 등을 지적한뒤 남한의 대학교육에 대해 총장들과 토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한총련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남한대학생들이 학문은 게을리한채 과격한 학생운동에만 빠지고 있는데도 대학교수와 총장들은 방관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학지도자들이 운동권학생들을 지도하지 않을 경우 한총련이 없어지더라도 또다른 학생들이 투쟁노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지식인 사이에 반(反)김정일 움직임이 없느냐』는 질문에 『남한은 김정일의 주석직 승계시기에 관심이 많지만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부터 김정일이 실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승계여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황씨는 북한대학 총장들과의 교류에 대해서는 『그들은 김정일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로봇과 같기 때문에 만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황씨의 특강은 신변보호 차원에서 비밀리에 추진돼 대교협 관계자도 시간이 임박해서야 이 사실을 안기부에서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