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유족대표단 5명에게 공개된 대한항공기 추락참사 현장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했다. 두동강난 사고기의 내부는 바싹 타버린 숯덩이처럼 완전히 잿더미로 변해 있었으며 형체를 식별하기조차 어려운 시신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사고기 내부의 시신들은 사고 당시 처절했던 상황과 사고직후 치솟는 화염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 말로 형언키 어려울 정도. 동체 내부에서는 화염을 피하기 위해 자식을 껴안고 숨진 듯 비스듬히 쓰러진 두 형체가 있었으며 의자 사이에 끼여 무엇에 짓눌린 듯 형체가 완전히 일그러진 시신 등이 새까맣게 타버린 채 발견됐다.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현장을 방문했던 정동남씨(44)는 『한마디로 지옥에 들어선 느낌이었다』며 『지금도 내가 두 눈으로 그같은 참상을 직접 보았는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참혹한 광경을 설명. ○…기체 내부는 사고 당시의 참혹했던 순간을 보여주듯 탑승객들의 구두와 옷가지, 의자 등 기체내부의 집기와 시신 등이 서로 뒤엉킨 상태. 또 사고기 주변에는 희생자들의 살점과 뼈가 흩어져 있어 유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사고기는 완전히 타버린 앞부분과는 달리 뒷부분은 태극마크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등 꼬리부분은 깨끗한 상태. 특히 꼬리부분의 좌석 10여개는 비록 불에 탔지만 비교적 온전한 형체였고 1층 화물칸과 2층 객실을 구분하는 철제선반도 원형대로 붙어 있었다. ○…숯덩이처럼 타버린 사고기의 내부는 방독면이 없으면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심한 악취가 진동. 이같이 악취가 가득찬 이유는 무엇보다도 30도를 웃도는 열대지역의 날씨에 시신들이 사흘 동안 방치돼 썩기 시작했기 때문. ○…유족대표단은 이날 위생복과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하고 경사 25도 폭 30㎝가량의 길을 따라 동체 잔해에 접근, 형체가 그대로 남아있는 기체 꼬리날개 아래를 통해 내부로 들어갔다. 유족대표단이 이날 식별할 수있었던 시신은 동체 중간부분에서 발견한 7,8구를포함 모두 10여구. 〈괌〓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