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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영화 수입 불허 논란…동성애,어떻게 볼 것인가?

입력 | 1997-07-16 20:43:00


최근 공연윤리위원회가 홍콩 왕가위 감독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부제 해피 투게더)에 대해 수입 불허 결정을 함으로써 논란이 일고 있다.이같은 공륜의 결정이 알려지자 PC통신 등에는 왕가위 팬과 영화 마니아들의 비판 소리가 들끓었다. 『영화 「바운드」 「프리스트」 등이 모두 동성애를 소재로 했고 「크라잉 게임」 같은 영화는 남자의 성기 장면까지 통과했는데 「부에노스…」만 수입이 안되는 이유가 뭔가』 『영화 「쇼킹 아시아」나 「홀로코스트」 같은 이상한 영화는 통과시키면서 칸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부에노스…」를 막는 것은 세계적 수치다』 이에 대해 재심을 한 공륜의 윤리위원회측은 『동성애를 소재로 한 다른 영화들은 일부 장면만 삭제하면 통과시킬 수 있었지만 「부에노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성애가 주제라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방송작가와 변호사 교수 등으로 구성된 9명의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수입 불허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공륜측은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지 않는한, 또 보수적 가치를 지닌 시민계층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이 영화를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4일 기자 시사회에서의 일반적 반응은 『도대체 왜 수입을 불허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인 장국영과 양조위가 키스하고 침대위에서 뒹구는 장면이 간헐적으로 나오긴 하지만 그 장면들은 선정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또 두 남자의 동성애가 영화전반에 깔린 것은 몇년전 개봉된 이안감독의 「결혼피로연」도 마찬가지였다. 이때문에 공륜의 심의기준이 왔다갔다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는 없을 것같다. 최근 학원 폭력과 청소년의 음란비디오 제작 등 경직된 사회 분위기가 영화 심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일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은 그때문이다. 왕가위감독은 한국에서의 개봉 불가 판정을 들었지만 예정대로 오는 21일 내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