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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결함투성이 강변고속도로

입력 | 1997-06-26 19:47:00


큰 기대속에 개통된 서울 강변도시고속도로가 거북도로가 되었다. 설계와 운영에 걸쳐 결함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심하게 막히는 것은 둘째 치고 사고위험마저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고속도로(高速道路)에 차를 몰고 들어가 본 시민들은 울화통이 치민다. 정부가 하는 일이 언제까지 이럴 것이냐는 한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한강 북쪽의 강변도로를 왕복 8차로로 확장한 강변도시고속도로에는 3천5백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 교량으로 건설된 강쪽 4차로는 홍수 때 교각이 강물의 흐름을 막는다는 이유로 반대의견도 있었으나 도심교통 분산효과를 기대해 7년8개월의 공사끝에 완공했다. 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강남북 도심관통 차량을 흡수해 도심의 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당초 계산이었다. 그러나 막상 개통되자마자 결함이 드러나고 있다. 그 때문에 투자효과마저 의심스럽게 되었으니 그동안 들인 시간과 돈이 아깝다. 당장 두드러진 설계상 결함으로 램프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도심과 한강교량 등으로 연결되는 램프가 아예 없거나 있는 곳도 비좁아 램프부근이 차량으로 막히는 바람에 심한 경우 한번 빠져 나가는데 50여분이나 걸리는 짜증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교통체증을 덜기 위해 건설한 고속도로가 오히려 심한 체증과 시간낭비를 초래하는 애물단지가 된 셈이다. 외국의 도시고속도로는 램프 숫자도 많고 너비도 넉넉하다. 따라서 고속도로 진입과 탈출이 원활해 출입차량 때문에 주행차량이 통행에 지장받는 일이 없다. 심지어는 한번 램프를 놓친 차량도 희망하는 곳으로 빠져 나갈 수 있게 보조램프까지 마련한 경우도 많다. 설계단계에서부터 그만큼 이용자편의와 도로효율을 면밀하게 계산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올림픽고속도로에서 몇군데의 병목이 도로효율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엔 램프부족이라니 한심하다. 도심우회 고속도로의 기능을 살리려면 램프가 적어야 한다는 서울시의 변명이지만 램프 부근의 정체차량이 주행차선까지 막을 정도라면 보통문제가 아니다. 이제라도 충분한 램프를 추가 건설해야 한다. 강변고속도로는 운영에서도 결함이 속속 지적되고 있다. 도로표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빠져나갈 곳을 놓친 챠량이 후진하는 위험천만한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어떤 곳은 램프진입차로를 4차로에서 1차로로 바꾸면서도 안내표지가 없는가 하면 화살표만 덩그렇게 그려 놓았을 뿐 차로지정이 없는 곳도 있다. 이러다 큰 사고라도 나면 어쩔 것인가. 방호벽이 규정보다 낮아 추락사고 위험이 높은 것도 문제다. 추가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결함을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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