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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그레이트 오션 로드]신이 빚은 길 환상의 2백㎞

입력 | 1997-06-26 07:31:00


《호주 각 도시의 분위기를 전해주는 재미있는 말이 있다. 퍼스(대륙 남서부)에 가면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고, 애들레이드(남부)에 도착하면 「기독교의 어느 종파냐」고 묻고 시드니에서는 「돈이 얼마나 많으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러면 멜버른에서는 무엇을 물을까. 『어느 학교를 나왔습니까』다. 이 한마디로 멜버른이 어떤 분위기인지 어렴풋이 가늠할 수 있다. 보수적인 도시 분위기를 풍기는 멜버른. 그래서 시드니는 「남태평양의 뉴욕」으로, 멜버른은 「남태평양의 런던」으로 불린다. 멜버른과 그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으로 안내한다.》 바다가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찾던 그 날은 그 수평선에 눈이 베일만큼 그 선이 분명하고도 날카롭게 드러나는 쾌청한 날이었다. 차창 밖으로 남태평양의 잉크빛 바다가 곁을 떠나지 않고 빅토리아주 해안의 바닷바람은 그 경치만큼이나 산뜻했다. 거대한 태평양은 수십길의 절벽을 이룬 해안도로 아래에 놓여 있고 가끔 으르렁대는 파도가 절벽에 부딪치며 거대한 포말을 공중에 흩뿌린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1차대전에 참전했던 이곳 사람들이 종전 후 고향에 돌아와 전장에서 산화한 동료들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들여 있다. 길이는 2백㎞. 멜버른에서 하이웨이로 북상, 태평양이 보이는 해안의 앵글시에서부터 시작해 북쪽 포트캠펠까지 달린다. 호주는 지구에서 가장 작은 대륙이자 가장 큰 섬. 그래서 호주의 모든 도시는 대륙의 가장자리, 바닷가에서 시작했다. 도로가 바닷가로 달릴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렇듯 대륙을 둘러싼 기나긴 도로에서 이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풍치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면 그건 대단한 찬사가 아닐 수 없다. 캥거루가 페어웨이에 들어와 골퍼들을 난처하게 하는 앵글시를 지나면 서퍼(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의 천국인 론이다. 론을 지나면서부터 해안가 경관은 점입가경이다. 아폴로베이에 들어서면서부터 도로는 케이프 오트웨이의 수림을 달린다. 1848년부터 멀리 베이스해협을 지나는 배의 안전을 지켜주는 유서 깊은 등대가 있는 곳이다. 수림을 빠져 나오면 도로는 다시 해안가 절벽위 대륙의 가장자리를 달린다. 이제 포트캠펠 국립공원이 멀지 않다. 멀리에서부터 절벽 해안 가까운 바다에 기묘한 모습으로 서있는 10여개의 거대한 바위기둥이 눈길을 붙잡는다. 그 유명한 12사도 바위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그 마지막에 있었다. 바다가 빚은 자연의 경이로움이 그치지 않는 곳, 그곳이 호주다. 〈멜버른〓조성하 기자〉 ▼ 여행 수첩 ▼ △입국비자〓항공권 발권시 자동발급 △화폐〓호주달러. 1호주달러당 7백4원 △멜버른기후〓하루에도 사철이 있다 할 정도로 변화무쌍하므로 긴팔옷은 필수. 평균기온은 6월 11도, 7월 9.8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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