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갈 길이 궁금하거든 눈을 들어 G7회담을 보라는 말이 가능한 것처럼 세계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막강 파워의 G7회담의 태동은 정작 73년 겨울 미국 백악관 도서관 벽난로 옆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미국의 조지 슐츠 재무장관은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이탈리아의 재무장관을 초청, 장작이 타오르는 벽난로 옆에서 사교모임을 가졌고 자유진영의 경제문제 등에 관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들 재무장관 모임은 그 다음해에도 벽난로 옆에서 이어졌고 75년 참석멤버중 각각 대통령과 총리가 된 당시 프랑스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과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 재무장관이 벽난로옆 방담을 잊지 못해 G6회담을 소집했다. 여기에 76년 캐나다가 가세해 현재의 G7이 됐다. 그러나 당초 경제문제에 집중됐던 G7회담은 8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회담에서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을 기점으로 정치와 외교문제로 논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그 옛날의 정감어린 분위기는 사라졌다. 82년 프랑스 베르사유 회담에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지루함을 참지 못해 회의도중 『궁전앞 연못에서 시원하게 수영이나 했으면 좋겠다』는 메모를 헤이그 국무장관에게 건넸다는 일화는 그 단적인 예이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