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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금융빅뱅]『개혁만이 살 길』 무한경쟁 예고

입력 | 1997-06-14 19:58:00


일본 금융제도개혁(일본판 빅뱅)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행시기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일본 금융산업에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대장성 자문기관인 금융제도조사회 등이 13일 확정한 빅뱅 최종보고서는 오는 99년에 은행과 증권사간 업무영역 제한을 사실상 철폐하고 2001년에는 은행과 보험사간에도 영역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또 내년에는 증권사 설립을 등록제로 전환하고 은행의 투신상품 판매를 허용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한 새 일본은행법이 시행된다. 빅뱅의 핵심은 「규제완화」와 「경쟁촉진」. 법적 규제와 행정지도라는 온실 속에서 살아온 일본 금융산업에 시장원리와 투명성 국제성을 도입, 다른 선진국에 버금가는 구조로 변모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금융개혁은 재정개혁 행정개혁과 함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내각이 추진중인 6대 개혁의 하나로 작년 11월 총리 특별지시로 시작됐다. 일본 정부가 금융개혁에 발벗고 나선 것은 갈수록 확산되는 금융산업 공동화와 금융관련 비리 때문이다. 경제의 위상 제고에도 불구, 일본 증시거래액은 뉴욕의 30%, 런던의 80%에 불과하다. 총회꾼 유착으로 물의를 빚은 노무라(野村)증권과 다이이치 간교(第一勸業)은행과 같은 금융관련 비리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규제」와 「담합」이라는 금융구조 낙후성은 해외에서조차 비난의 대상이 돼 왔다. 빅뱅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일본 금융산업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과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대형화와 경쟁력이 약한 금융기관의 연쇄도산이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우선 인허가권과 행정지도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을 사실상 좌지우지해온 대장성의 입김을 명실상부하게 배제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또 금융업계 역시 총회꾼과의 유착이나 정부 눈치 살피기, 업계간 담합 등 구태를 벗지 못할 경우 일본의 빅뱅은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도 있다. 〈동경〓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