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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미술견본시장 「바젤 아트페어」 개막

입력 | 1997-06-13 08:30:00


12일 스위스의 작은 도시 바젤.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를 뚫고 미술축제가 한창이다. 8일간의 일정으로 11일 개막된 「97바젤아트페어」. 전세계 미술품을 한데 모아 전시 판매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미술견본시장이다. 모두 21개국에서 2백60개 화랑이 참여, 회화 조각 판화 사진 설치 드로잉 비디오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설치가 퇴조하고 사진이 급부상하는 분위기. 출품작가는 1천여명. 참여화랑들은 일반인 미술수집가 화랑 등을 대상으로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현대 가인 국제 박여숙 가나화랑에서 14명의 국내작가 작품을 출시했다. 외국작가까지 포함하면 27명. 한국화랑들은 개막 첫날 6점의 작품을 파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중 현대화랑을 통해 출품한 서세옥씨의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의 수묵화 「사람들」이 7천6백만원, 또다른 「사람들」연작이 5천4백만원에 팔렸다. 가나화랑에서 출품한 최종태씨의 청동조각은 3천6백만원, 박여숙화랑에서 출품한 정창섭씨의 한지작업은 2천3백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외국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하면 아직은 엄청난 차이. 미국 추상화가 재스퍼 존스의 「더블 화이트 맵」은 약1백8억원, 스위스 조각가 자코메티의 입상조각은 43억원…. 이들 작품을 보면 바로 「예술은 돈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참여화랑은 독일이 56개로 최고. 다음이 스위스 43개, 프랑스 38개, 영국 22개로 유럽세를 과시하고 있다. 강력한 경제파워를 내세운 미국은 30개 화랑이 참가, 1백억원이 넘는 초고가 작품을 대거 내놓으며 전시장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일본은 2개 화랑만이 참가했다. 이번 아트페어 출품작은 미술시장 성격상 「팔리는 작품」으로 인정받는 대가급의 작품이 대부분. 이중 피카소 작품이 가장 많은 24개, 추상작가 칠리다(스페인)의 작품이 16개, 대중문화의 단면을 표현한 앤디 워홀(미국)의 작품이 17개 화랑에서 출품돼 대중적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비디오 설치 미술가 백남준, 추상화가 이우환씨의 작품은 국내화랑이 아니라 외국 화랑을 통해 동시출품돼 국제적 지명도를 자랑했다. 박여숙화랑 대표 박여숙씨는 『한국의 국제미술시장 진출은 이제 시작』이라며 『한국적 특징을 가진 작품들이 국제적 주목을 받는 것을 계기로 점차 국내 예술작품들의 국제 경쟁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젤(스위스)〓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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