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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국여자정구대회 72년간 출전 오영숙할머니

입력 | 1997-06-09 20:47:00


『마음같아선 아직도 펄펄 날 것 같은데…. 해마다 초여름이 되면 옛날로 되돌아가 소녀처럼 설레는 마음뿐이지요』 한국여자정구의 「대모」 오영숙할머니(88·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9일 제75회 전국여자정구대회가 개막된 효창정구장의 관중석에 선 그의 감회는 남달랐다. ▼ 2년전까지 꼬박 개근 ▼ 오할머니는 1924년 제2회 대회부터 2년전 73회 대회까지 선수로 출전할 만큼 전국여자정구대회와 함께 살아온 산증인. 아직 몸은 정정하지만 심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주위의 권고에 따라 지난해부터 선수로 뛰지는 않지만 전국여자정구대회만큼은 꼭 경기장에 나와 지켜본다. 『내가 처음 정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집안어른들의 불호령이 두려워 치마 속에 라켓을 숨기고 나와 대회에 참가하곤 했지요』 ▼ 52세딸도 10차례나 우승 ▼ 오할머니가 처음 라켓을 잡은 것은 배화보통학교 5년때. 선생님의 권유로 정구를 시작한 그는 경성여자상업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선수가 됐다. 『4회 대회(1926년)부터는 서울운동장에서 대회가 열렸는데 운동장안에는 여자관중이 들어찼고 운동장 밖 나무 위에는 남자들이 줄줄이 올라앉아 흰색 티셔츠에 발목까지 닿는 긴 치마 차림의 선수들을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던 모습이 선합니다』 오할머니의 1남3녀 가운데 막내딸 김영희씨(52)는 이화여고와 상업은행에서 10년간 선수생활을 했으며 전국여자정구대회에서 부녀부 출전까지 통틀어 10차례나 우승, 어머니의 대를 이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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