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북한노동당 비서 黃長燁(황장엽)씨가 망명한 직후 신변에 위협을 느낀 황씨의 아들이 탈북을 시도했다가 중국 국경근처에서 북한당국에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씨 망명 직후 황씨와 가깝거나 황씨가 천거한 당정의 고위간부들이 대부분 숙청당했으며 이중 일부 인사는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9일 체코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해 귀순, 현재 관계당국으로부터 비밀리에 조사를 받고 있는 북한 한의사출신 김모씨(41)의 진술로 밝혀졌다. 3일 정부당국자에 따르면 김씨는 평양고급의과대학에서 침구(鍼灸)학을 전공한 한의사로 최근 체코에 외화벌이차 파견됐다가 영국 BBC방송을 들으면서 귀순을 결심했다는 것. 김씨는 조사과정에서 북한당국이 황씨 망명의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민무력부 산하 군간부를 대상으로 강연회를 잇달아 열어 『황장엽은 사상담당비서로서 군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없다』라는 요지의 정치교육에 주력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김씨는 직업상 가깝게 지낸 북한 의료계인사들을 통해 金正日(김정일)의 건강과 관련, 『전반적으로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들었다』며 『그러나 신경성 노이로제 증세로 뒷목부분 경추부위에 잦은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북한당국이 지난 94년 金日成(김일성)이 심장병으로 사망한 것을 염두에 두고 김정일의 건강관리를 위해 최근 심장 긴급소생법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진 3명을 스위스에 파견했다고 진술했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