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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에도 성(性)이 있다? 남자 자동차와 여자 자동차, 「암컷」맥주와 「수컷」맥주…. 제품 자체에 남녀의 성을 붙이는 새로운 마케팅전략이 요즘 유행을 타고 있다. 제품에 남녀 한쌍을 두는 이른바 「커플 마케팅」이다. 이들 제품의 특징은 거의 똑같은 제품이면서도 색깔이나 디자인을 달리한다는 점. 주로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에서 볼 수 있다. 여기엔 어떤 제품의 소비가 남성이나 여성 한편에 치우친 경우 다른 쪽도 흡수하려는 기업측의 전략이 들어있다. 또 짝짓기를 좋아하는 신세대의 「커플문화」를 제품매출에 적극 이용하자는 계산이다. 대우자동차는 지난달 소형차 라노스의 해치백 모델 두가지를 출시하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름을 각각 붙였다. 로미오인 3도어형은 남자, 줄리엣인 5도어형은 여자인 셈. 대우의 「커플전략」이 특히 겨냥하고 있는 대상은 여성층. 기존의 4도어 세단형 라노스가 「질주본능」이라는 테마로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심어줬기 때문에 소프트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여성층에 어필해야 한다는 자체분석에 따른 것. 그래서 줄리엣은 최대한 실용성과 다양성을 추구, 여성운전자에 적합한 차로 만들었다. 대우는 지난달 24일 젊은 연인들을 상대로 「로미오와 줄리엣 선발대회」까지 가져 커플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조선맥주가 지난달 내놓은 프리미엄맥주 하이트엑스필은 라벨을 블루와 화이트 두가지 색깔로 나누었다. 블루는 수컷맥주, 화이트는 암컷맥주다. 연인끼리 나란히 앉아 마시는 「같으면서도 다른」 맥주라는 것이 조선측의 설명. 롯데제과의 비스킷인 이크립스는 최근 「짝」이 새로 생겼다. 지금까지 암갈색 한가지였으나 「여성」인 노란색이 새로 나왔다. 이 회사의 히트브랜드인 비스킷 「제크」도 지난 94년 출시 이후 붉은색 한가지였으나 작년에 「남성」인 파란색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마케팅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은 같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먹으면서 일체감을 느끼려는 경향이 있어 외국에서는 이미 이런 커플 마케팅이 일반적인 기법으로 자리잡았다』며 『국내에서도 점차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