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시장의 주무대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시내 중심가나 오피스타운 주변에 몰려 있었던 외식점들이 점차 시 외곽에 새 둥지를 틀고 있다.
외식업체들간의 「교외 쟁탈전」이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서구 등촌동 공항로 양쪽 주변지역. 몇년전만 해도 삭막한 대로변에 불과했던 이 곳은 최근 「외식의 거리」로 얼굴을 바꿨다.
변신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지난 94년 12월 들어선 제일제당의 패밀리레스토랑 「스카이락」.
이후 대형 패밀리레스토랑 등 젊은층과 가족고객들을 겨냥한 외식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섰거나 개점할 예정이다.
스카이락 외에도 만추뷔페 봉이설렁탕이 이미 영업중. 88체육관 맞은편에는 「외식빌딩」으로 불리는 「투에프 코트」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일제당의 고급레스토랑인 「빕스」가 가세했다.
그 빕스 옆에는 또 미국 고급스테이크 전문점인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가 지난 3월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에 「카르네 스테이션」이 이달중에, 대농그룹이 운영하는 「코코스」가 오는 8월에 각각 개점할 예정이다.
2㎞ 가량 되는 도로변이 2년여 사이에 「레스토랑 벨트」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지역이 각광받고 있는 것은 일단 교통 입지 고소득 손님 등 성공의 3박자를 모두 갖췄기 때문. 공항로와 강서로가 만나는 접점인데다 김포공항과 가깝고 가양 등촌지구 등 대단위 택지개발지가 인근에 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외식업체들의 「교외 출점」전략이 빚은 현상이다. 외식업체들은 기존의 시내 중심가 위주 출점 전략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엄청난 땅값 부담에 괜찮은 위치에 있는 부지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마이카 시대에는 외식과 드라이브를 결합할 수 있는 교외 지역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에도 외식체인점은 대개 교외지역에 집중돼 있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스카이락과 빕스의 신규점은 주로 시외곽지역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원이나 신동방 등 외식업에 뛰어든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여서 유망한 외곽지역은 외식업체들간의 「목좋은 땅차지」싸움으로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