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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입국회견]『北은 개혁 개방만이 살 길』

입력 | 1997-04-20 16:30:00


북한 노동당의 黃長燁 前비서는 20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서울도착 인사말씀'이라는 제목의 성명서 낭독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망명동기와 북한의 실태, 입국소감 및 향후 다짐 등을 밝히면서 "북한당국은 굶주리는 주민들을 기아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개혁 개방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黃씨는 성명에서 "북한은 사회주의와 현대판 봉건주의, 군국주의가 뒤섞인 기형적 체제로 변질됐으며 인민들은 기아에 신음하고 있어 국제사회에 구원의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건설해 놓았다고 호언장담하던 나라가 빌어먹는 나라로 전락됐다"고 북한 체제를 신랄히 비판했다. 특히 黃씨는 "북한은 많은 모순과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이미 희망을 잃은지 오래"라면서 "올바른 생각을 가진 자는 그것을 표현할 길이 없으며 오히려 견제와 감시속에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북한 전체주의 사회의 실태를 폭로했다. 그는 이어 북한당국은 인민들을 굶어 죽어가고 있는 상태에서도 개혁개방을 기어코 거부하고 전쟁준비에 계속 몰두하고 있으며 남한과의 대화 거부는 물론 무력적힘의 대결만을 추구한 채 이제 수십년 동안 키운 막강한 무력을 사용하는 길밖에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현재의 남북한 대립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간의 대립이 아니라 봉건독재와 자유민주주의의 대립이며 봉건적 군국주의와 자본주의적 경제주의의 대립,전쟁과 평화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黃씨는 "이처럼 엄중한 사태를 놓고 수십년간 신임받으며 지내온 북한의 고위간부로서 생각은 끝없이 복잡하고 고민은 비길 데 없이 심각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출로는 오직 남쪽 형제들과 손잡고 전쟁을 막는 길밖에 없다고 확신하게 돼 대한민국으로 오게 됐다"고 자신의 망명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이 대남 혁명노선을 버리고 헐벗고 굶주리는 주민들을 기아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개혁 개방의 길로 나서줄 것을 진심으로 호소한다"며 북한 개방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黃씨는 주체사상 입안자 겸 수십년동안 북한 당국의 고위층이었던 자신의 처지를 의식한 듯 "나는 이미 민족앞에 큰 죄를 지었으며 부끄럽기 그지 없어 이 죄는 그 무엇으로도 보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나마 전쟁도발을 막고 우리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마지막 힘을 다 바침으로써 민족 앞에 속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향후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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