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불황시대. 당신의 임금도 줄어들 수 있다」. 업계의 「재고 몸살」로 근로자의 얄팍한 월급봉투가 또한번 프레스에 눌릴 위기에 처했다. 전 산업계가 재고누증을 견디다 못해 조업을 단축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 자동차업계의 지난달말 현재 재고는 12만4백대로 모두 고속도로로 나온다면 서울∼부산보다 긴 4백80㎞가량 늘어서게 된다. 가전업계의 재고량도 안정선보다 50%가 많은 45일분으로 늘었다. 냉장고 재고만도 15만대. 재고를 빨리 처분하든지 생산을 줄이든지 대책이 나와야 할 판이다. 현대자동차는 무기한 조업단축에 나섰고 기아자동차도 다음주부터 조업단축에 들어간다. 언제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지 모른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하루 두시간씩 시간외 근무로 짭짤한 수당을 챙겨온 현대 생산직 근로자들은 졸지에 월급이 30%가량 깎이게 됐다. 기아도 매달 고정적으로 나오던 특근비가 날아가게 됐다. 관련 부품업체들도 조업단축에 따른 임금삭감을 피할수 없게 됐다. 불황기 근로자에겐 임금동결보다 더 무서운 게 조업단축이다. 〈이영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