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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 둘째날 이모저모]『그 주인에 그 머슴』

입력 | 1997-04-08 20:08:00

청문회생중계


○…여야의원들은 이날 첫번째 증인으로 나온 孫洪鈞(손홍균)전서울은행장에 대해 특혜대출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동정론」을 펴 눈길. 손전행장의 경우 지난 94년 은행장 취임 이후 다른 채권은행들과는 달리 한보관련 대출을 줄여나가고 3백30억원의 여신을 회수한 점이 고려됐기 때문. 신한국당 金文洙(김문수) 국민회의 金元吉(김원길)의원 등은 질의에 앞서 『노조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행장에 취임해 외압을 뿌리치고 한보여신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행장 재임당시 어려운 사정을 넘기며 은행과 주주의이익을 충실히 보호한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한마디씩. ○…이날 청문회 초반부터 여야의원들은 전날 김원길국민회의의원의 특위위원 자격시비에 이어 金民錫(김민석·국민회의)의원의 여당의원 비난발언을 놓고 말싸움. 신한국당 의원들은 『金賢哲(김현철)씨의 공천을 받은 재야출신 여당의원이 이 자리에 2명 있다』『李思哲(이사철)의원은 현철씨가 매우 똑똑하다는 말을 해왔다』는 김민석의원의 전날 발언에 문제를 제기. 청문회를 시작하자마자 李信範(이신범·신한국당)의원은 『김의원이 전날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특위 위원직을 사퇴하겠다』면서 김민석의원의 사과를 요구. 이사철의원도 『김씨가 똑똑하다고 한 것은 그를 치켜세우기 위한 게 아니라 그가 똑똑하다는 말이 있으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는 말이었다』고 강조. 그러자 민주당 李圭正(이규정)의원이 『별것도 아닌 문제를 놓고 또다시 소모전을 전개하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 또 李相洙(이상수·국민회의)의원은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을 다시 출두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 이에 玄敬大(현경대)위원장은 『여야 3당 간사간 협의를 통해 차후에 논의키로 하자』고 진화한 뒤 서둘러 청문회를 진행. ○…신한국당 이신범의원과 국민회의 김민석의원은 이날 점심식사를 마친뒤 현경대위원장과 함께 의원휴게실에서 별도로 만나사과문제를 놓고 설전을 거듭하다가 현위원장의 중재로 가까스로 개인적으로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 두 의원은 『내용을 불문하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청문회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더 이상의 감정싸움이나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한 뒤 악수를 나눴다. 현위원장도 『가뜩이나 특위활동이 부진한 상황에서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동료의원들간에 싸움을 벌이는 것은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환한 표정으로 두 의원의 화해를 환영. ○…신한국당 朴柱千(박주천)의원은 「정태수리스트」를 털어놓도록 金鍾國(김종국)전한보재정본부장을 상대로 10여분 동안 끈질기게 추궁했으나 그는 『말할 수 없다』고 끝까지 버티기로 일관. 박의원은 김씨에게 『사실이 아니면 최소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라』며 계속 설득했으나 그래도 김씨가 답변을 거부하자 『정태수의 하수인으로 온 나라를 도탄에 빠뜨리고 정치권을 불신의 늪에 빠뜨려놓고 무엇을 잘했다고 고집을 부리느냐』고 일침. ○…민주당 이규정의원은 곤란한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무는 김씨를 두고 『의원들을 농락하는 거야 뭐야. 정태수보다 「더 큰 자물통」아니야』라고 고성. 이의원이 『증인은 덩치값을 못해』 『정태수가 부하직원을 머슴이라고 부르던데 새경을 한해 얼마나 받아』라고 다소 원색적으로 신문하자 김씨는 굳은 표정을 짓기도. 〈최영훈·김정훈·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