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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 與野전략]『공세로 의혹푼다』「칼날」세우기

입력 | 1997-04-06 19:56:00


7일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이 첫 증인으로 나서면서 한보청문회의 막이 오른다. 신한국당은 본격적인 청문회를 앞두고 1차적으로 한보사건의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되 여권의 한보비리 연루 의혹을 해소하는 데도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특위소속 의원들은 6일에도 의원회관에 나와 밤늦게까지 신문내용을 최종 점검했다. ▼ 신한국당 ▼ 洪仁吉(홍인길)黃秉泰(황병태)鄭在哲(정재철)의원 등 당 소속의원들이 한보사건으로 구속됐지만 그와는 별도로 전혀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로 당이 입은 이미지손상을 청문회를 통해 회복한다는 복안이다. 신한국당은 특히 야당 의원들이 터무니없는 시중의 설을 내세워 정치적인 공세를 할 경우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생각이다. 당지도부는 이같은 기본전략을 지난주 당 소속 특위위원들에게 알리고 치밀한 청문회준비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신한국당은 증인신문의 전문성을 꾀하기 위해 이미 지난주 초 증인별로 2∼4명씩의 주신문의원을 정하고 △대출비리 △정치권로비 △코렉스설비도입의혹 등 쟁점별로 나눠 질문사항을 준비했다. 신문을 할 때는 장황한 질문으로 자문자답하는 오류를 피하고 가급적 짤막한 질문을 속사포식으로 던져 증인들로부터 알맹이 있는 답변을 이끌어 내라는 것이 당지도부의 주문이다. 신한국당은 청문회장이 진상규명의 장이 아니라 자칫하면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 유언비어를 재생산해내는 「유언비어 공장」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보고 야당의 유언비어성 공격은 적극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金賢哲(김현철)씨에 대해서는 김씨를 옹호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주의할 생각이다. ▼ 야권 ▼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은 이미 몇차례의 회의를 통해 증인신문에 대한 역할분담을 마쳤다. 정총회장 김현철씨에 대해서는 의원 전원이 전방위 공세를 펼치되 나머지 증인들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전공」에 따라 주공격수를 정해 집중공략키로 했다. 금융통인 金元吉(김원길)의원은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 등 은행장을, 李相洙(이상수)의원은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운영차장을, 金景梓(김경재)의원은 홍인길의원을 맡기로 했다. 감정적인 언사는 자제하되 증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호통과 회유를 적절히 섞어 제1야당 특유의 끈기를 과시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2일 金大中(김대중)총재는 김경재의원을 일산 자택으로 불러 『경제영수회담 뒤 야당이 여당과 밀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 여러분이 잘해야 이런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며 보다 강력한 추궁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증인들이 꼼짝할 수 없는 물증과 증인을 제시하는 것. 국민회의 의원들은 한보와 김현철씨의 관계를밝혀줄 여러 증인을 확보하고 있지만 한결같이 증언대에 서기를 꺼리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자민련 의원들의 각오도 마찬가지. 실업가 출신으로 한보 정태수총회장과 연배가 비슷한 李麟求(이인구)의원은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미련을 남기지 말고 역사앞에 진실을 밝히라』며 정총회장을 인간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李良熙(이양희)의원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정총회장, 김현철씨와 鄭譜根(정보근)회장의 관계를, 李相晩(이상만)의원은 관계기관 언론 등에서 수집한 자료를 정리해서 입체적인 질의를 벌일 계획이다. 〈윤영찬·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