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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오자와 『적과의 동침』…오키나와법 개정 한마음

입력 | 1997-04-04 19:56:00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는 3일 저녁 총리관저에서 제1야당 신진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당수와 수뇌회담을 가졌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사용연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회담후 오자와는 「오키나와 특별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걸음 나아가 행정 및 의료개혁 문제도 자민당이 합리적인 안을 내놓으면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치적 「숙적」 관계인 하시모토와 오자와의 이날 회담결과는 「적과의 동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사람은 과거 함께 자민당 다케시타(竹下)파에 속하긴 했지만 현재는 여당인 자민당과 야당인 신진당을 이끌고 있는 정치적 라이벌. 자민당과 신진당의 공조는 오키나와 문제와 관련해서도 관심을 끌지만 일본의 정계구조변화의 조짐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민당의 연립여당 파트너인 사민당이 법개정안에 반대하는 반면 최대야당인 신진당은 찬성하는 특이한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여야 수뇌회담을 계기로 자민당과 신진당이 협력하는 「보수 대연합」의 출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난관도 만만치 않다. 자민당의 차세대 실력자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간사장과 야마자키 다쿠(山崎拓)정조회장,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후생상 등은 오자와에 대한 거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오키나와 문제를 둘러싼 자민당과 신진당, 하시모토와 오자와의 「동침」이 정계재편이라는 「결혼」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한때의 「불장난」으로 끝날지에 일본정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경〓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