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黃長燁(황장엽)과 함께 한국망명을 신청한 金德弘(김덕홍)은 군복무(조선경비대 제3191군부대 중사)를 마친 뒤 김일성대 교무부 지도위원을 거친 것을 제외하고는 주로 노동당 중앙위 자료연구실에서 일했다. 그가 황장엽과 관계를 맺게된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 전문가들은 자료연구실에서 일하면서 황장엽에게 자료제공 등 도움을 준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추측한다. 주체사상의 논리를 세우기 위해 자료연구실을 드나들던 황장엽에게 자료를 제공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으리라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그는 황장엽이 주체사상을 형성하는데 꽤나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는 김일성대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수재다. 그는 조선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을 겸하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으며 지난 95년 4월부터 북경에 체류해왔는데 북경에서 수행한 임무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여광무역연합총회사는 벌목공 등 북한의 대(對)러시아 인력송출을 담당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그의 망명으로 북한의 해외인력 송출 및 운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장엽과 운명을 같이하기로 한 것으로 미뤄 그는 황의 제1심복인 것으로 보인다. 〈정용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