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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건조된 佛간판 범선, 파리 올림픽 성화 운반

1896년 건조된 佛간판 범선, 파리 올림픽 성화 운반

Posted April. 29, 2024 08:58,   

Updated April. 29, 20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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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린 해인 1896년 프랑스 낭트의 조선소에서 탄생한 범선 ‘벨렘(Belem)’이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를 싣고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로 출발했다.

파리 올림픽 및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길이 58m에 3개의 돛을 달고 있는 벨렘은 27일(현지 시간) 그리스 아테네 서남쪽 피레에프스항을 떠나 다음 달 8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성화는 이후 68일간 프랑스 64개 지역을 돈 뒤 7월 26일 파리 올림픽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된다.

벨렘은 원래 설탕과 코코아, 커피 등을 나르는 화물선이었다. 하지만 증기선 등에 자리를 내줬고 이후 주인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1914년 벨렘을 산 휴 그로스베너 웨스트민스터 공작은 이 배를 개인 요트로 사용했다. 1922년 새 주인 어니스트 기니스는 이 배의 이름을 ‘팡톰 2세(Fantme II)’로 바꾸고 자신의 딸들과 전 세계 곳곳을 누볐다. 1951년 항해 연습용으로 이 배를 산 이탈리아 자선단체는 ‘조르조 치니’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1960년대 들어서는 너무 낡고 크기도 작다는 이유로 좀처럼 바다로 나가지 못했다. 당시 배의 소유주였던 이탈리아 경찰 당국은 단돈 1리라(약 20원)에 이 배를 베네치아의 한 조선소에 팔기도 했다.

벨렘의 운명이 바뀐 것은 1979년 프랑스 국립은행과 프랑스 해군이 이 배를 다시 구매해 수년에 걸쳐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거친 뒤다. 벨렘이라는 이름도 되찾았다. 프랑스 돛단배의 역사적 상징물이 된 벨렘은 바다를 오가는 연습선이자 연간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벨렘은 각종 국제 행사에도 프랑스의 얼굴로 참가했다. 1986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자유의 여신상 건립 100주년 기념식과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가 대표적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템스강에 닻을 내렸던 벨렘은 이번엔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여름 올림픽의 성화 운송이라는 명예로운 임무를 맡았다. 다음 달 8일 마르세유항에서는 약 15만 명의 관중이 벨렘의 입항을 환영할 예정이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