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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태그플레이션 먹구름… 韓 ‘깜짝 성장’ 자축할 때 아니다

美 스태그플레이션 먹구름… 韓 ‘깜짝 성장’ 자축할 때 아니다

Posted April. 27, 2024 09:16,   

Updated April. 27, 20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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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2년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나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았다. 미국 경제는 최근까지 소비·고용이 호조를 보이면서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 탈출이 가능할 것이란 노랜딩(no landing)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성장률 저하 소식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어제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 1.6%였다. 작년 4분기 3.4%의 절반 밑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예상치인 2.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같은 날 발표된 1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7% 상승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고물가가 계속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는데, 성장률까지 떨어지면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의 이중고 우려가 커졌다.

문제는 미국발 이상신호가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 ‘깜짝 성장’의 기대가 커진 한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1.3%로 2년 3개월 만에 최고였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마저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상승세를 타던 한국의 수출의 기세는 꺾이게 된다. 1분기 한국의 총수출 중 미국의 비중은 18%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 1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증가로 SK하이닉스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은 실적을 내놨지만 이런 호조가 계속될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 엔비디아의 AI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대만 TSMC는 올해 성장 목표를 절반으로 낮췄다. 석유화학, 철강 분야에선 중국이 과잉 생산된 제품의 덤핑수출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전쟁 중인 중동에서 발생하는 작은 변수에도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폭등한 먹거리 물가는 안정될 기미가 없다. 공사비·인건비 상승으로 아파트 착공건수가 급감하는 등 내수에 영향을 미치는 건설경기도 최악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오랜 만에 성장 경로에 ‘선명한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한 건 이런 점에서 성급해 보인다. 고금리·고유가·고환율의 ‘3고’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자축이나 방심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