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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찰, 병력 3000명 투입 ‘톈안먼 촛불’ 봉쇄 작전

홍콩경찰, 병력 3000명 투입 ‘톈안먼 촛불’ 봉쇄 작전

Posted June. 05, 2020 09:45,   

Updated June. 05, 20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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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경찰이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31주년 촛불집회를 불허한 가운데 상황에 따라 강경 진압 가능성을 예고해 자칫 충돌이 우려된다. 

 이날 오후 8시(현지 시간)부터 홍콩 시민들은 시내 곳곳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을 켰다. 8시 9분부터 1분간 1989년 6월 4일에 발생한 톈안먼 사태를 추모한다는 의미로 1분간 묵념이 진행됐다. 소규모 추모를 주도한 홍콩 시민단체인 지련회(支聯會)는 이날 홍콩 전역에 100곳 부스를 설치해 촛불 10만 개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촛불집회는 ‘진실, 삶, 자유 그리고 저항’이라는 주제로 온라인에서도 진행돼 미국 유럽 대만 등에서 동참했다.

 이날 홍콩 서부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촛불집회를 강행한 지련회는 1만 명이 공원에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련회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8명 이하씩 소그룹으로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달라고 요구했다. 모인 뒤에도 참가자들 간에 1.5m 씩 간격을 유지해 경찰에 시위 해산의 빌미를 주지 말자고 호소했다. 홍콩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8명 초과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1990년부터 30년간 매년 진행돼온 톈안먼 사태 추모 촛불집회를 불허했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8명보다 적게 무리를 지어 모이더라도 같은 목적으로 가진 사람들이 대거 모이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시위 진압 병력 3000명을 투입했다. 홍콩 정부청사와 홍콩 주재 중국 정부 연락판공실이 있는 지역에는 각각 물대포를 배치했다.

 이날 오후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중국 국가(國歌)인 ‘의용군 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 표결을 시도했다. 이날 야권인 민주파 의원들은 톈안먼 사태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정색 또는 흰색 옷을 입었고 오전 심의를 위한 회의가 시작되자 자리에서 일어서서 64초 동안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올렸다. 톈안먼 사태는 6월 4일에 발생했다. 묵념 뒤에는 “6·4(톈안먼 사태)를 잊지 말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국가법 심의를 반대하는 일부 민주파 의원이 의장석에 벌레가 든 악취 나는 액체를 던져 정회가 되기도 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