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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대로 반짝일 스무살에… 시한부 10년 선고를 받는다면

삶의 기대로 반짝일 스무살에… 시한부 10년 선고를 받는다면

Posted June. 06, 2023 08:50,   

Updated June. 06, 20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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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이 10년에 걸쳐 죽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간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관람 후 마음에 소중하게 남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배우 사카구치 겐타로)

스무 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에 대한 기대로 반짝여야 할 나이에 앞으로 남은 생이 10년뿐이라는 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마음으로 살게 될까. 시한부인 여자와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남자가 우연히 만나 사랑하며 생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일본 영화 ‘남은 인생 10년’이 지난달 24일 개봉했다. 한국에서도 팬층이 두꺼운 주연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가즈토 역)와 고마쓰 나나(마쓰리 역)가 내한해 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고마쓰는 “한국 관객들은 매우 정열적이고 솔직하다. 무대인사 때 뜨겁게 반응해 줘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사카구치 역시 “한국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긴장했는데 (관객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모두 즐겨줘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남은 인생 10년’은 난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사카 루카가 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고사카 작가는 영화 속 마쓰리와 같은 폐동맥 고혈압으로 투병하다 소설을 편집 중이던 2017년 39세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생에 대한 고사카 작가의 찬가이자, 산다는 게 무엇인지 곱씹어 보게 하는 그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더욱 진심을 다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에 나오는 마쓰리의 투병 노트는 고사카 작가의 노트를 그대로 재현했고, 작가의 가족으로부터 들은 에피소드를 각본에 반영했다고 한다. 영화는 일본의 사계(四季)와 두 주인공이 살아내는 모습을 아름답게 담기 위해 1년에 걸쳐 촬영했다.

고마쓰는 “작가의 고향에 가서 (그의) 가족을 만나고 묘지를 참배했다. 경의와 사랑을 담아 뜨거운 마음으로 만든 영화”라고 했다. 그는 영화가 끝난 뒤 “모든 것을 불태웠다는 느낌이 들었고 마음속이 텅 빈 것 같았다”며 “관객들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주위 사람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