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원이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김규현 전 국정원장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9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2023년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국정원의 직권남용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달 초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영장을 집행하면서 당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보안점검 때 작성된 자료들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경찰은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김 전 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김 전 원장 등은 2023년 10월 11일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당시 보궐선거는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구청장직을 상실해 실시됐다.
국정원은 보궐선거 하루 전인 그해 10월 10일 국정원 요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내부망을 상대로 가상 해킹 공격을 진행한 보안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유권자 명단 조작, 재외국민 선거인 명부 확보, 개표 결과 조작 등이 가능했다는 내용이었다. 선관위 서버 비밀번호가 ‘12345’로 보안에 취약했다는 사실도 포함됐다.
당시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현 강서구청장의 승리로 끝나면서 논란이 잠식되는 듯 했다. 하지만 보안점검 발표 시점을 정하는 데 김 전 원장 등 국정원 고위직이 관여했으며 일부 왜곡된 정보가 발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국정원 출신인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제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김 전 원장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 의원이 확보한 제보 내용에는 당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선관위 보안에 문제가 없다’는 국정원의 1차 보고를 반려했고, 김 전 원장 등을 중심으로 ‘선관위 해킹이 가능하다’는 2차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주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고서 수정으로 인해 사전투표 직전 발표 예정이었던 보안점검 결과가 본투표 전날로 미뤄졌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이후 국정원 실무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기욱 71woo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