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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5년에 일감 바닥"...벼랑끝의 원전 중기

"탈원전 5년에 일감 바닥"...벼랑끝의 원전 중기

Posted February. 22, 2024 08:37,   

Updated February. 22, 20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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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남 창원의 원자력발전소 부품 제작 기업 영진테크윈 공장. 한울 원전에 들어갈 교체용 부품 가공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기계설비 12개 중 9개는 멈춰 있었다. 원전 신규 건설이 쏟아지던 2010년대에는 기계 20여 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5년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때보다는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아직 공장 가동률은 30∼40% 수준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빛, 한울 원전 부품 제작은 이르면 한 달 뒤면 끝난다. 강성현 영진테크윈 대표는 “신한울 3호기 관련 발주가 예정돼 있지만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나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길게는 1년 정도 원전 일감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 폐기에도 원전 관련 중소기업 중에선 여전히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곳이 많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원자력 산업 매출액은 탈원전 추진 이전인 2016년의 93% 수준까지 회복됐음에도, 그 온기가 원전 생태계 전반에 퍼지지 않아 ‘일감 보릿고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조만간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후반부 공정을 담당하는 중소·중견 기업들은 건설이 시작되더라도 곧바로 일감을 받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