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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나라살림 경고음… ‘건전재정’ 구호말고 대책 있나

커지는 나라살림 경고음… ‘건전재정’ 구호말고 대책 있나

Posted August. 19, 2022 09:14,   

Updated August. 19, 20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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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나라 살림살이 실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2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조 원 늘었다고 기획재정부가 어제 밝혔다. 불과 3개월 전 기재부가 올해 연간 재정수지 적자액을 110조8000억 원으로 예상했지만 반년 만에 이미 10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상반기 법인세와 소득세수가 늘면서 재정수입이 36조 원 증가했지만 재정지출이 이보다 훨씬 많은 64조 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재정수지 적자가 급격히 늘어난 데는 5월 말 편성된 62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의 영향이 컸다. 당시 기재부는 올해 세수 예상규모를 50조 원 이상 늘린 뒤 아직 걷히지도 않은 세금을 근거로 역대 최대 규모의 ‘가불 추경’을 했다. 이후 6월까지 2차 추경 사업비 38조 원 중 32조 원이 집중 집행됐다. 이렇게 세수에 비해 지출이 더 빨리 늘면서 연간 재정적자 규모가 100조 원대에서 고착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줄도 모르고 여야 정치권이 서로 돈 풀기에만 매달린 결과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전한 재정운용을 강조한 데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어제 국가채무가 대폭 늘 경우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2%로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 본예산을 올해보다 감축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본예산이 아닌 2번의 추경이 포함된 연간 총지출을 비교 기준으로 삼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가재정은 통상 연도별 본예산을 비교해 확장인지 긴축인지 판단한다. 일반적이지 않은 잣대로 말로만 긴축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건전 재정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국가경영 원칙이 된지 오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50년이면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대안 없는 재정적자 상황에 우려를 보인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국민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재정이 과도하게 풀리면 성장은 이뤄지지 않고 물가만 자극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정부는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기존 사업을 줄이고 새로운 사업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대책을 통해 재정적자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