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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우토로 마을에 ‘평화의 상징’ 들어선다

日우토로 마을에 ‘평화의 상징’ 들어선다

Posted April. 30, 2022 09:59,   

Updated April. 30, 20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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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일본군 비행장 건설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과 그 후손들이 살던 일본 교토 우토로 마을의 역사를 알리는 기념관이 문을 연다. 차별에 저항하며 억척스럽게 삶의 터전을 일궈 온 재일동포 역사 기념을 넘어, 최근 커져가는 일본 우익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맞서 평화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단법인 우토로민간기금은 우토로 마을이 있던 일본 교토 우지시에 지상 3층, 연면적 461m² 규모의 우토로평화기념관이 30일 정식 개관한다고 29일 밝혔다.

 김수환 우토로민간기금 이사는 “기념관이 증오를 극복하고 인권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토로 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끌려온 동포들의 삶과 역사가 서린 곳이다. 일본은 1938년 교토에 군사용 비행장을 짓기 위해 조선인 1300명을 동원했다. 당시 많은 조선인이 강제로 끌려갔다. 일부는 전쟁터나 위험한 탄광 등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국책사업장인 비행장 건설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고 비행장 공사가 중단되면서 우토로에 동원된 조선인들은 한 순간에 버려졌다. 상하수도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조선인 출신이자 우토로 출신이라는 이중 차별을 받으면서도 삶의 터전을 일궜다.

 1987년 땅 소유자가 토지를 매각하고 일본 정부가 강제 퇴거를 추진해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일본 양심 세력을 중심으로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이 결성됐다. 이들은 한국 정부 지원금 등으로 토지 일부를 매입해 거주권을 확보했다.

 기념관 완공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기념관이 들어설 지역에 방화 사건이 벌어졌다. 불을 지른 22세 일본 남성이 경찰 진술을 통해 “한국이 싫었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자를 향한 무차별적 혐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방화로 기념관 전시를 위해 보관하던 옛날 간판 등 다수 자료가 소실돼 사진 전시로 대체한 것들이 많다.


도쿄=이상훈 sanghun@donga.com